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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 단종 / 유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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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87회 작성일 17-07-19 09:44

본문

나의 사랑 단종

 

유현서

 

 

  눈물로 맑힌 당신의 청령포에 와 있습니다

  한걸음 한걸음이 천리길이지요 마음의 곤룡포는 백마를 타고 태백산으로 오르셨나요

 

  용안을 적시던 눈물은 강물높이를 한층 더 부추기고요 흐르는 물길은

수천수만의 낭떠러지를 폭포수로 내칩니다

 

  그때 물수제비를 뜨던 조약돌도 여전히 붉은 피를 흘리나요

  발을 뗄 때마다 돌덩이들이 일어나 내 가슴을 때립니다 쇠지팡이를 의지한

노송 한 그루가 당신을 따라 점점 이울어집니다

 

  노산대에서만이 한양하늘이 그리웠겠습니까

  어린 소나무들만이 당신의 백성이었겠습니까

 

  관음송 발치에서 당신처럼 앉아 옷고름을 풀어헤칩니다 당신의 눈물을

고요히 받아 적어보나 아린 문장만이 내 빈젖을 빨 뿐

 

  나는 당신의 아내 당신의 어머니 당신의 애인

  수천수만의 사람들이 당신을 싣고 서울로 향합니다

 

- 웹진 시인광장20143월호

 

 

 

yoohyunsuh-150.jpg

강원도 원주 출생

2010애지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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