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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와 청동거울 / 최기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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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64회 작성일 15-09-15 09:45

본문

버드나무청동거울

 

 최기순

 

 

   그가 버드나무 한 그루로 내 집에 와서 나는 청동의 거울로 그의 집에

갔다

   그는 웃으며 인사하지도 손을 잡고 손님용 의자로 또는 식탁으로 나

를 안내하지도 않는다

   나도 그 점에 대해서 섭섭해하지 않는다

 

   나는 다만버드나무가 들려주는 '그리운 나무 그늘이여' 아리아로 시

작되는 크레르크세스 중 라르고______푸르고 푸른 그늘 속에서 잠시 숨

을 고른다 우린 얼굴 없이 인사를 하고 안부를 묻고 어떤 문제에 대해선

심각하고 심각하지 않고 공감학 또한 공감하지 않는다

 

   차를 같이 탄 적도 함께 밥을 먹은 적도 없지만 전혀 모르는 사이도

아닌 또는 아는 사이도 아닌 우리는 관계에 대한 불만이 없다

 

   그 버드나무가 어느 버드나무의 가계를 이어왔는지 어느 물가에 푸른

주름을 펼쳤는지 으슥한 그늘 속에 무슨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지 나는

묻지 않는다 그 또한 내게 원형인지 방형인지 우상수분, 혹은 구련뇌문

인지 최근 휘트니스클럽에서 공들여 만든 자신의 초콜릿 복근을 비춰볼

수 있는지 묻지 않는다

 

  다만 고흐의 그림 앞에선 고흐를 느끼고 낙타의 사막 앞에선 사막을

파스타를 보면 침이 고이고 넌센스 퀴즈 앞에선 퀴즈를 풀다가 혼자 웃

는다 혹은 같이 웃었을 수도......

 

   나의 집 마당은 버드나무 말고도 핀란디아, 이방인, 갈랩 레토르 등

가고 오는 발자국들로 붐빈다 나는 버드나무에게 했던 방식으로 반겨

맞기도 하고 그냥 보내기도 한다 버드나무가 나의 방문자들을 문제 삼

지 않듯 나도 버드나무 집의 방문자들을 신경 쓰지 않는다

 

 

경기도 이천 출생
2001년 《실천문학》등단
시집으로『음표들의 집』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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