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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한 여행자들을 위한 시간 / 서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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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488회 작성일 18-02-21 13:43

본문

취한 여행자들을 위한 시간

 

서영처

 

 

  그곳엔 전설의 이그드라실 나무가 펼쳐지고

  별들이 흐드러지게 매달려 있었다

  늘어진 가지를 잡아당기면 후드득 열매가 떨어질 것 같았다

  밑동 아래 떨어진 별을 한 소쿠리 담아 집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런 생각들을 하며 우리는 게르에 모여 갓 잡은 양고기와 염소고기로 늦은 저녁을 먹었다 달큰한 육질이 혀 끝에 감겼다 식사를 하다 말고 나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게르 안에서 일어난 부드러운 선풍이 하늘에서 들려오는 소리 같은 바람에 휘말려 사라지고 있었다 취한 여행자들은 별을 더 가까이 보기 위해 언덕으로 올라갔다 검은 휘장을 젖히고 극장 안으로 들어설 때 환하게 펼쳐지던 대형 스크린처럼 총총 별이 빛나고, 별들이 와글대듯 우리도 왁자지껄 떠들어댔다 마오타이만큼이나 독한 별빛에 취해 흥청거렸다 여행자들은 꼬부라진 혀로 노래를 하고

 

  풀밭과 꽃밭 진흙탕 길에서 우리가 만난 구름 이별한 구름

  언덕 너머에 막 당도한 여름이 구름을 방목하고

  양을 잡는 저녁이면 울긋불긋한 구름

  구름처럼 부풀어 오른 여행자들은 전속력으로 지프를 몬다

  구름의 발생지를 찾아 초원을 횡단한다

  구름마다 주석을 단다

  햇빛과 바람에 풍화된 양치기의 꿈을 모방하는 구름

  두메양귀비의 외로움을 모르는 척하는 구름

  낮게 깔린 구름이 비를 파종하고

  여행자들은 유배된 사람들 마낭 허기진 속에 술을 따라 넣는다

 

- 시산맥 2018년 봄호

 


서영.jpg
 

1964년 경북 영천 출생

경북대학교 음악과에서 바이올린 전공

영남대학교에서 국문학 박사과정 수료

2003문학.으로 등단

시집 피아노악어』 『말뚝에 묶인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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