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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리 여자들 / 윤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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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267회 작성일 18-02-27 09:56

본문

원대리 여자들

 

   윤준경

 

 

강원도 원대리에는 집 나온 여자들이 살고 있다

등성이로 등성이로 뒷걸음쳐

누가 따라올세라

숨어 사는 게 분명하다

속세를 거부하는 흰 살결로

빛의 시스루를 걷어내는 미끈한 다리

일인칭의 독자적 진술을 거부하고

다만 숲이라는 이름의 공동체가 되어

가슴과 가슴의 적당한 거리로

푸른 머리 향기롭게 날리고 있다

가는 허리 사이로

도시여자의 상념을 숨기고

자작자작 가슴 타는 소리도

모성애의 옥시토신도 잊은 듯

하늘 우러르는 충성의 몸짓만 고고하다

지금은 그들만의 설국에서

머리끝까지 하얀 광채로

발신인 없는 연하장을 띄울 것이니

굳센 병사의 몸에서도

한 소절 그리움의 별은 떠오를 것이므로

 

- 산림문학2018년 봄호

 

 

 



 

경기도 양주 출생

1973년, 1978년 주부백일장 입상 

시집 나 그래도 꽤 괜찮은 여잡니다』 『우이동사람들

다리 위에서의 짧은 명상』 『새의 습성』 『시와 연애의 무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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