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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임, 그 푸른 역 / 김왕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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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10회 작성일 18-03-3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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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임, 그 푸른 역

 

   김왕노

 

 

택시가 서자 택시에서 꽃이 내렸다

꽃은 기차표를 끊어 남쪽으로 떠났다

봄이면 북상해 오리라던 예감도 약속도 없이

버스가 서자 별이 내렸다 낮달이 내렸다

트럭이 서자 가로수가 내렸다

생 잎을 떨구다 가로수도 떠났다

 

바람이 서자 도시를 부둥켜안고 있던

노래가 내렸다

몇은 떠났지만 몇은 혀끝에 잡아두었다

떠나지 않고 남아있는 나를 위한 작은 배려

저녁나절을 무단 횡단해 온 새가 나직이 울어준다

 


 

1957년 포항출생  
1988년 공주교대 졸업  
1992년 대구매일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슬픔도 진화한다』『말달리자 아버지』. 『사랑, 그 백년에 대하여』등

2003년 한국해양문학대상, 제7회 박인환 문학상, 제3 회 지리산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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