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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플랫 단조의 골목 / 김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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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270회 작성일 18-04-0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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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플랫 단조의 골목


   김예하



돌이킬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나는 정중해지려고 해


움츠린 내 뜰 안으로 비와 바람을 불러들여
꽃을 뭉개는 일은 없도록 하자


그렇다고
축축한 신발을 끌고 누군가의 한 마디에
불변의 소나타로 남지는 않을 것


지난날들이 들어와 앉은 커피숍
한 잔의 클래식에
리필을 사양한 시간이 가라앉는다


고화를 찾아 두리번거리다가

식어버린 음악에 비워지는 사람들


지금이야

막이 오른 창으로 후드득 달려드는 얼굴
과거는 스타카토, 끊어지는 빗방울 같은 것


B플랫 단조의 골목에서
누군가의 눈동자를 바람의 손에 건넨다


흔적은 끊기고
한 뭉치 구름에 길들여진


아무 일 없는 거야
지나간 노래는 변주되거나 허밍


 

- 2018시현실상반기 신인상 당선작 중에서

 

 


 

 

김예하 시인.png

 

2018시현실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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