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편지 / 안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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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493회 작성일 18-04-16 11:18본문
몽골 편지
안상학
독수리가 살 수 있는 곳에 독수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나도 내가 살 수 있는 곳에 나를 살게 하고 싶었습니다
자작나무가 자꾸만 자작나무다워지는 곳이 있었습니다
나도 내가 자꾸만 나다워지는 곳에 살게 하고 싶었습니다
내 마음이 자꾸 좋아지는 곳에 나를 살게 하고 싶었습니다
내가 자꾸만 좋아지는 곳에 나를 살게 하고 싶었습니다
당신이 자꾸만 당신다워지는 시간이 자라는 곳이 있었습니다
그런 당신을 나는 아무렇지도 아니하게 사랑하고
나도 자꾸만 나다워지는 시간이 자라는 곳에 나를 살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나를 당신이 아무렇지도 아니하게 사랑하는
내 마음이 자꾸 좋아지는 당신에게 나를 살게 하고 싶었습니다
당신도 자꾸만 마음이 좋아지는 나에게 살게 하고 싶었습니다
-《리토피아》 2014년 겨울호
1962년 경북 안동 출생
1988년 <중앙일보>신춘문예 당선
제15회 고산문학대상 수상
시집『그대 무사한가』 『안동소주』 『오래된 엽서』
『아배 생각』 『그 사람은 돌아오고 나는 거기 없었네』
『시의 꽃말을 읽다』 등
인물평전 『권종대-통일걷이를 꿈꾼 농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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