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창작 / 박춘석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어떤 창작 / 박춘석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092회 작성일 15-09-23 09:53

본문

어떤 창작

 

박춘석

 

 

아이들이 나를 그리기 전까지 나는 흰 도화지였다.

여러 색깔의 물감이었다.

아이들이 여러 해, 여러 시간들에 흩어져 있던 나를 불러 모았다.

오랫동안 어디엔가 빼앗겨 있던 눈동자를 불러들였다.

사방 바람조각처럼 흩어져 있던 내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이들 손길은 열려 있는 출구였다.

생겨나기 시작한 얼굴은, 손은, 발은 끝없이 아이들 손길을 통과하는 중이었다.

아이들 손길은 느리고도 지루한 계절이었다.

 

엄마 위에 끝없이 많은 엄마를 덧씌워 그렸다.

초벌의 엄마로는 엄마가 되지 않았다.

덧씌워 그릴수록 엄마다워져 갔다.

엄마를 그릴 도화지는 무한했고 색색의 물감도 무한했다.

엄마 안에 수많은 엄마가 수렴되었다.

나는 끝없이 변화하는 그림이었고 변하지 않는 엄마가 되었다.

엄마를 다 탕진하고도 엄마에 갇혀갔다.

 

아이들이 그려준 얼굴은 내가 가진 얼굴 중에

가장 큰 얼굴이 되었다, 외부를 장식하는.

 

하늘에 여러 번 따뜻한 해가 그려졌고

엄마는 생장하는 식물처럼 완성되어갔다.

내일은 결혼할 아이를 마지막으로 안아줄 팔이 그려질 차례다.

팔 한 쪽이 마저 그려지면 나는 완벽한 우주가 된다.

 

이제 아이들은 엄마를 그리지 않는다.

그리다 멈춘 자리에서부터 나 스스로를 그리고 있다.

도화지 속에 둥글게 안으로 휘어진 두 개의 팔이

서로 만나는 지점까지 그려졌다.

 

 

경북안동 출생
2002년 《시안》등단
2013년 요산문학상 수상
시집『나는 누구십니까?』등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63건 33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56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1 0 02-27
156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0 0 02-27
156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9 0 02-26
156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7 0 02-26
155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9 0 02-26
155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1 0 02-25
155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8 0 02-25
155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3 0 02-25
155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8 0 02-22
155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4 0 02-22
155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9 1 02-22
155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7 1 02-21
155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5 1 02-21
155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8 1 02-21
154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3 0 02-20
154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6 0 02-20
154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3 0 02-20
154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6 0 02-19
154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9 0 02-19
154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4 0 02-19
154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4 0 02-18
154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7 0 02-18
154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1 0 02-18
154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88 0 02-15
153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6 0 02-15
153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6 0 02-14
153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2 0 02-14
153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6 1 02-14
153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5 2 02-13
153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3 0 02-13
153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5 1 02-13
153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4 1 02-12
153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2 1 02-12
153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1 1 02-12
15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0 1 02-11
15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5 0 02-11
15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5 2 02-11
15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7 1 02-08
15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6 0 02-08
15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9 0 02-01
15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0 1 01-31
15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6 0 01-31
15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0 0 01-31
15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6 0 01-30
15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2 1 01-30
15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7 0 01-30
15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6 4 01-29
15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5 0 01-29
15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0 1 01-29
15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1 2 01-2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