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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천막 / 이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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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75회 작성일 18-05-09 13:25

본문

광화문 천막

 

    이영주

 

 

  천사가 원숭이처럼 떨어질 때 나는 나무를 껴안고 있었고 이 적막한 동물원은 무엇인가 생각했지.

물길이 점점 좁아지고 늙은 생물들은 엎드린 흔적들이 휩쓸려가지 않도록 자신의 눈물을 바닥에

흘렸는데. 이같은 얼굴을 하고 우는 것을 나는 천사라고 생각했는데. 원숭이들이 내 등짝을 계속

때렸지. 나무속이 텅텅 비었나. 오래 버티려면 다 버리고 간신히 있는 것. 아무리 배가 나와도 천사가

가벼운 이유지. 나는 혼잣말을 하다가 말을 버리면서 위로를 터득했는데. 동물원은 점점 더 무거워졌지.

진창 속에서 눈을 씻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가. 겨울숲은 아무것도 없어서 신비로운 법인가. 나는 몰래

남들이 흘린 눈물 안에 손을 넣었지. 가장 투명한 물이란 깃털들이 떠다니는 표면. 우리에게 구원이

무엇인가 생각했지. 나는 왜 이렇게 털이 없나. 홀쭉한 배를 부풀리며 가벼우면 날아갈 수 있다고 믿었지.

이 모순덩어리 원숭이 같은 자식! 동물원 문을 부수며 몽둥이를 휘두르는 날쌘 원숭이들이여. 핏빛으로

타오르는 내 등은 맛있게 구워지고 있었지. 이렇게 가벼워지는 거지. 겨울숲처럼 아무것도 없이 투명한

재만 남으면 이 우화의 끝은 어디인가.

 

- 창작과 비평(창작과비평, 2018 봄호)에서

 

 


127443167860_20100522.jpg

 

1974년 서울 출생
2000년 《문학동네》 등단
시집 『108번 째 사내』 『언니에게』 『차가운 사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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