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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댁 / 이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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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486회 작성일 18-05-11 09:48

본문

새댁

 

   이인철

 

 

신도시 터로 닦아놓은 이곳은 20킬로 안에 집이 없다

달팽이 껍질만 한 사글셋방에서

여보 저기 멀리 보이는 집 짓는 현장으로 짜장면 같이 먹게 와

아내는 바람에 흔들리는 장다리꽃 걸음으로 1시간을 걸어서

허허벌판을 지나오고

짜장면은 오토바이를 타고 원곡동에서 30분을 달려왔다

나는 아내에게 한 젓가락을 덜어주고

아내는 속이 안 좋다며 반을 내게 덜어준다

 

짜장면 배달부는 다 쓸어먹은 노무자의 짜장면 그릇을 들고 떠나고

아내는 만주 벌판 같은 황톳길을 걸어서 외딴집으로 가고

나는 집으로 가는 아내를 쳐다보며 못을 박고

아내가 못대가리만 할 때까지

쳐다보고 못을 막고

못을 박고 쳐다보고

 

어디서 못 박는 소리 들릴 때마다 짜장면 배달부는 수십 년 전에서 달려오고

아내는 지금도 장다리꽃 걸음으로 짜장면을 먹으러 내게 오고

 

 - 시인동네20184월호

 

 

t.JPG

2003심상으로 등단

시집 회색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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