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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 / 이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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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32회 작성일 15-09-30 09:33

본문

망치

 

   이건청

 

 

쇳덩이에 자루가 꽂히니

망치가 되는구나.

쇳덩이에 구멍이 뚫리고,

자루가 꽂히기 전까지,

망치는 그냥 쇳덩이였다.

봄비에 젖으며 붉은 녹이 슬었었다.

던져진 자리에서 단풍든 산을 바라보면서

겨울잠도 오리라, 오리라 생각했었다.

계절이 시간을 지우며 흐르는 동안

그냥, 녹에 덮여 있었다. 그냥,

쇳덩이였으므로 거기서 녹슬고,

거기서 삭아 스러질 줄 알았었다.

몽치도 되고, 뭉치도 되고,

망치도 될 줄은 몰랐었다.

그냥 봄비에 젖다 보면

녹도 스는 것이라고,

구룡령 단풍 길에서 딸아, 딸아

부르다 보면 늙어 가리라고,

죽어 내 집 숲 속에 백골로

뿌려지리라고 철석같이 믿었었다.

이 가을 가슴 복판에 구멍이 뚫리니,

이제 자루만 꽂히면 나도

망치가 되겠구나, 손가락을 내리쳐

피멍이 들거나 뒤통수에

구멍도 뚫리겠구나,

망치가 되겠구나.

 

 

1942년 경기도 이천 출생.
한양대학교 국문과 졸업.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학박사.
197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박목월 추천).
시집 『이건청 시집』『목마른 자는 잠들고』『망초꽃 하나』『청동시대를 위하여』『하이에나』『코뿔소를 찾아서』

『석탄형성에 관한 관찰 기록』『푸른 말들에 대한 기억』『소금창고에서 날아가는 노고지리』

『반구대 암각화 앞에서』『굴참나무 숲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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