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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점의 각도 / 한성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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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70회 작성일 18-07-1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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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점의 각도

 

      한성례

 

 

나뭇잎 사이로 빛바랜 햇살이 비쳐들어

나무 아래가 온통 군청색 화폭으로 바뀐다

몽롱한 커튼이 드리워진다

적색과 흑색이 뒤섞이는 저녁 무렵

낮도 밤도 아닌 마의 시각

거미가 아래로 내려온다

새 한 마리가 저공비행을 한다

허공에서 내려앉는 생명들

그 힘에 이끌려 하늘이 땅으로 딸려오고

땅과 하늘이 가까워져 경계선이 지워진다

낮에 쏟아낸 말을 망각할 시간이다

지축 끝에서는 낮과 밤의 피가 뒤섞여

식지 않는 꿈이 매장되어간다

찰랑찰랑 담긴 피를

쏟지 않으려고

석양이 가만가만 발을 끌며 넘어가고

사람도 아슬아슬한 목숨을 받쳐 들고 흘러간다

햇빛을 향한 갈망이 만들어낸 신기루의

걸어 다니는 나무를 보러 왔는데.....

발 달린 나무

뿌리가 몸통에 달려 있어 영앙분을 따라

옮겨 다니는 나무

문득 나무들의 군락이 사람 무리처럼 보인다

죽음 직후 살갗에 나타나는 사반 死斑

목숨 쪽이 그 얼룩에 잠겨간 것은 아닐까

낮과 밤 어느 쪽도 아닌

저녁 무렵의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 그 한 순간처럼

이쪽 세상인지 저쪽 세상인지

분간이 안 가는 맹점의 각도

 

-《시와경계2018년 여름호

 

한성례.jpg


1955년 전북 정읍 출생

세종대학교 일문과와 동 대학 정책과학대학원 국제지역학과 일본학 석사 졸업

1986시와 의식으로 등단

한국어 시집 실험실의 미인, 일본어 시집 감색치마폭의 하늘은, 빛의 드라마

번역서 숨쉬는 오른발』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세상의 균열과 혼의 공백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은하철도의 밤』 『나를 조율한다등 다수

1994년 허난설헌 문학상, 2009년 일본 시토소조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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