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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묵 / 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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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39회 작성일 15-10-0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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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묵破墨

김종태



  논두렁에 불을 놓아 하릴없는 부지깽이로 잿더미를 휘젓고 있습니다 그늘이라든가 연기라든가 서러움이라든가 하는 것들, 모두 떠난 이 체취처럼 새겨져 있습니다 새삼 살아서 닿을 수 없는 은유를 떠올립니다 벼랑 끝 너머 창해 너머 또 다른 벼랑 끝, 아침이면 그 꿈은 흙빛 망각입니다 누군가 등을 밀었고 바위뿌리를 붙잡다 다친 그 사람 손가락 멍에 입술을 댑니다 먼지가 먼지로 휩쓸리고 소리가 소리로 날리고 체온이 체온으로 엉켜드는 이별의 음정이 높아갑니다 죽음을 죽음으로 지우는 듯한 휘파람 소리입니다 내일쯤이면 여기저기 길들도 제 이름을 잃겠지요 먼 길 살피는 저 허공이 잠 못 든 채 울걱거리는 밤이 옵니다


kimjongtae-140.jpg


경북 김천에서 출생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 및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문학박사)

1998현대시학등단

시집으로 떠나온 것들의 밤길

4회 청마문학연구상 수상

현재 호서대학교 한국어문화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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