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홀 / 이병철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ff9f53ab5724f99144c154ba9c7443cd_1549705756_12.jpg

블루홀 / 이병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16회 작성일 18-09-20 10:16

본문

 블루홀

 

     이병철

 

 

 

 

   푸른 태양이 눈을 헤엄친다 발끝에서 한 올씩 풀려나가는 음악, 우리는 허우적거리며 겨우 숨 쉬는 입술을 가졌지

 

   은빛 정어리 떼와 함께 몰려왔다가 유리처럼 부서지는 너라는 파립, 흩어지는 네 몸 모든 조각들이 눈부셔서 나는 피 흘리고 피 냄새가 저 깊고 검은 물을 깨우기 전 두 다리를 퇴화시켜 지느러미를 얻었다

 

   사람들은 걸어 다니는데 우리는 헤엄친다 물에 잠겨 부레가 되어가는 심장에 산소를 채우느라 빵과 키스를 거부하며 죽음으로 삶을 부르는 호흡법, 다른 세상을 살기 위해 이 세상에서 버려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

 

   그해 여름도 물속에서 보냈지 수압을 견디느라 귀 막고 눈 감은 채, 산소통을 메고 내려오는 전도자들을 피해 바다 속을 영원한 낮잠으로 바꾸려고 태아처럼 몸을 둥글게 말았다

 

   물과 너는 나의 전부다

 

   물은 세상 밖으로 흘러가는 걸까? 바다의 끝이 어딘지 너는 알고 있고 나는 그저 너를 쫓아가는 게 좋아스테인드글라스 같은 물속에서 종아리에 내 목숨을 매달고 헤엄치던 너는 정말 예뻤는데

 

   너를 따라 물의 바닥까지 내려갔을 때 너는 거기 없고, 너를 찾던 나는 끝없이 푸른 꿈의 코르크마개를 그만 열고 말았지 유령처럼 낯선 울음이 들려오던 그 구멍이 실은 세상을 빨아 삼키는 단 하나의 입이었을 줄이야

 

   휘파람 소리로 소용돌이치며 소멸하는 세계, 우리가 드나들던 녹색 철문과 시집이 꽂혀 있던 우편함과 빨랫줄에 매달린 수건과 오후 여섯 시의 라디오 소리가 비명 같은 음악으로 빨려 들어가고

 

   물살에 감겨 물살이 되어 얼음의 시간을 향해 떠내려가는 우리

   아니, 소용돌이 속에는 나 혼자 있고

   이 세상과 내가 함께 사라지는 걸 지켜보는

   네 푸른 눈이 저기에

 

  

 -계간 리토피아2018년 여름호

     

 

 

377513_784463_1656_99_20160309020232.jpg

1984년 서울 출생

한양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2014시인수첩시 등단

2014작가세계평론 등단

시집오늘의 냄새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545건 1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078 2 07-19
154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 0 02-15
154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 0 02-15
154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0 02-14
154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 0 02-14
154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6 1 02-14
153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 1 02-13
153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 0 02-13
153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 1 02-13
153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1 02-12
153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 1 02-12
153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 1 02-12
153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1 02-11
153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 0 02-11
153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 1 02-11
153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 1 02-08
15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 0 02-08
15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1 0 02-01
15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1 0 01-31
15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0 0 01-31
15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0 0 01-31
15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 0 01-30
15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 1 01-30
15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 0 01-30
15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8 3 01-29
15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0 0 01-29
15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 1 01-29
15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8 2 01-28
15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1 01-28
15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 0 01-28
15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1 2 01-25
15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0 01-25
151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7 0 01-22
151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1 01-22
151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9 0 01-16
15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4 0 01-16
150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6 0 01-16
150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5 0 01-15
150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 0 01-15
150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0 0 01-15
150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 0 01-14
150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 01-14
150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5 0 01-10
15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7 0 01-10
150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 0 01-09
150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3 0 01-09
149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3 0 01-09
149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 0 01-08
149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0 01-08
149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 0 01-0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top@hanmail.net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