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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의 날씨 / 김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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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78회 작성일 18-09-2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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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의 날씨


     김  언

 

설마, 하고 눈이 왔다
아닌가, 하고 진눈깨비 내렸다
정말이지, 하고 잠시도 내 곁을 떠나지 않았다
함박눈, 나는 먼 길에 서서 독백하는 사람과
자백받는 사람의 표정이 저러할까 싶은 표정으로 같은 하늘과
다른 구름을 지켜보았다 그는 불어왔다, 불어갔다
날씨보다 정치적인 것은 없으므로
그의 말은 믿을 것이 못 된다 일러주는
많은 밤이 거짓말이었다
 
설마? 하고 눈이 왔다
아니지? 하고 아지랑이 피었다
그가 어떤 모자를 썼던가?
빨간. 그가 어떤 말을 하던가?
푸른. 정말이지, 그는 내일 강연할 증거가 하나도 없다
그는 마치 그림자가 다가오듯이
나를 대한다 언젠가
사람들이 눈물을 그치었다 생각하는
오늘 같은 밤이 또 있을까?
물론. 별은 그가 반짝인다


김 언 시집 숨쉬는 무덤(천년의시작, 2003)에서

 

 

 

20090921000045_0.jpg

 

1973년 부산 출생
부산대 산업공학과 졸업
1998년 《시와 사상》 등단
시집 『숨쉬는 무덤』『거인』『소설을 쓰자』『거인』』『모두가 움직인다』
2006년 대산창작기금 수혜
제9회 미당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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