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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어리 정어리 떼 / 이정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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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51회 작성일 18-09-2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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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어리 정어리 떼

  

      이정란

  

 

대양을 뒤엎는 개미 떼

 

몸과 몸을 맞대

길이 15킬로

너비 4킬로의 길을 만들어

대양을 통째로 이동시킨다

 

길이 15킬로

너비 4킬로의 날개를 만들어

고래상어 무리를 들어 올린다

 

길이 15킬로

너비 4킬로의 심장을 만들어

대양의 가슴을 쿵쿵 울린다

 

물이 가장 크게 찢어지며 운다

잘게 부서진 소리가 가장 멀리 흩어진다

무지개가 가장 많은 색을 펼쳐 던지며 죽는다

 

흑점 흑점의 휘몰이

 

가닿아야 할 한계가 있어서

넘어서야 할 거대 공포가 있어서

 

지구를 저어 달을 빼돌린다

 

관습과 편견

경험의 옷을

활활 벗겨낸다

 

잃어버린 중심을 찾으려

적도는 가장 동그랗게 입을 벌린다

 

대양이 산맥처럼 튀어오르면

기회를 엿보던 새들 날개 숨기고

수직으로 떨어져

정어리 떼를 부순다

 

대양이 다시 제자리로 왔을 때

정어리는 무너진 길

찢어진 날개

부서진 심장

 

상어 배 속에서 탈출해

새들 배 속에서 탈출해

 

뽀얀 정액 박스에 포장돼

우주 팽창을 증폭시키는 비명

 

긴 빗줄기 해면에 화살을 꽂아

검은 달 한 알 건져 간 후

 

잠잠, 숨을 버리는 회오리 회오리 떼

 

 

계간 시산맥2018년 여름호

 

 

이정란시인.jpg

1959년 서울출생 

1999심상으로 등단

시집 어둠, 흑맥주가 있는 카페』 『나무의 기억력』 『눈사람 라라

이를테면 빗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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