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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을 깎으며 / 배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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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00회 작성일 15-10-0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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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을 깎으며  

 

배월선


구겨진 신문지 한 장, 넓게 펴고 곤히 낮잠 든 발톱을 깎는다 극지에서 온 얼음들이 서로 엉겨 붙어사는, 그 곳에 절간을 옮겨와 빙산을 깎는다 집게발처럼 부질없이 쌓아올린 허물을 꼭 집어무너뜨린다 남의 허물을 캐던 톱으로 스스로 제 속에 허물을 자라게 하던 많은 톱, 냉정하여 따뜻한 가위 앞에서 톱이 무너진다 가만있어도 자라는 톱, 푸석푸석 갈라지는 톱,

나는 누가 만들어 놓은 착한 가위로 누가 쌓아올린 착한 허물을 깎는다 허물 앞에서 둥글게 척추를 말고 허물보다 낮은 포복으로 깎는다

안에서 삭이지 못한 허물이 눈치 없이 밖으로 자라나, 부끄럽다는 듯이 작은 것들은 신문지 안을 부스스 부서져 앉는다 굵은 것들은 신문지 밖을 힘껏 튕겨져 나간다 접근금지 표지처럼 두텁던 빙벽이 무너져도 아무 상관도 없다

허물은 허물없이 허물어진다

아무리 봐도 저 순한 잠은 밖에서 보는 것인데 알고 보면 세상 근심들이 모두 안에서 나온 톱이다 펜스를 치고 함부로 말하지 않던, 장미 꽃잎에 눌린 내 허물이다 흐물흐물

 

경남 창녕 태생
2009년 월간《문학바탕》등단
2010년 월간《문학바탕》한국서정문학상 수상
시집『당신과 함께 가고 싶은 나라』『등본이 따뜻하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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