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 오줌 누고 싶다 / 이규리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서서 오줌 누고 싶다 / 이규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603회 작성일 18-10-26 09:55

본문

서서 오줌 누고 싶다

  

   규리

   

여섯 살 때 내 남자친구, 소꿉놀이 하다가

쭈르르 달려가 함석판 위로

기세 좋게 갈기던 오줌발에서

예쁜 타악기 소리가 났다

 

셈여림이 있고 박자가 있고 늘임표까지 있던,

그 소리가 좋아, 그 소릴 내고 싶어

그 아이 것 빤히 들여다보며 흉내 냈지만

어떤 방법, 어떤 자세로도 불가능했던 나의

서서 오줌 누기는

목내의를 다섯 번 적시고 난 뒤

축축하고 허망하게 끝났다

 

도구나 장애를 한번 거쳐야 가능한

앉아서 오줌 누기는 몸에 난 길이

서로 다른 때문이라 해도

젖은 사타구니처럼 녹녹한 열등 스며있었을까

 

그 아득한 날의 타악기 소리는 지금도 간혹

함석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로 듣지만

비는 오줌보다 따습지 않다

 

서서 오줌 누는 사람들 뒷모습 구부정하고 텅 비어있지만,

 

서서 오줌 누고 싶다

선득한 한 방울까지 탈탈 털고 싶다


- 이규리 시집『뒷모습』(랜덤하우스, 2006)에서




 

 

경북 문경 출생
1994년 《현대시학 》으로 등단
시집 『앤디워홀의 생각 』『뒷모습 』『최선은 그런 것이에요』등


추천0

댓글목록

Total 1,481건 1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4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9 1 12-31
14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1 2 12-31
14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5 0 12-31
14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4 0 12-27
14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9 0 12-27
14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9 0 12-27
14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8 2 12-26
14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0 0 12-26
14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4 1 12-26
14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8 1 12-24
14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3 0 12-24
14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7 0 12-24
14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3 0 12-20
14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5 0 12-20
14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2 0 12-20
14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6 0 12-19
14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5 0 12-19
14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4 0 12-18
14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2 0 12-18
14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2 0 12-18
14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9 0 12-17
14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3 0 12-17
14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6 0 12-17
14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8 0 12-14
14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5 0 12-14
14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3 0 12-14
14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5 0 12-13
14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5 0 12-13
14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6 0 12-12
14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5 0 12-12
14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1 0 12-11
14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5 0 12-11
14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3 0 12-07
14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0 0 12-07
14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5 0 12-05
14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4 0 12-05
14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6 0 12-04
14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3 0 12-04
14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4 0 12-03
14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7 0 12-03
14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4 0 11-30
14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7 0 11-30
14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9 0 11-29
14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7 0 11-29
14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1 0 11-27
14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9 0 11-27
14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0 0 11-27
14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8 0 11-26
14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7 0 11-26
14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0 0 11-2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