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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각인형 / 최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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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00회 작성일 18-10-31 09:55

본문

목각인형

   

     최형심


   

   목각인형은 눈썹이 없습니다. 눈알을 잃었습니다. 구멍 안으로 무심히 빈 들이 지나갑니다. 하역노동자는 턱이 없습니다. 길고 푸른 수염 자국이 가슴까지 내려와 있습니다. 오래전,

 

   푸른 가시벌레가 목각인형을 떠났습니다. 목각인형이 짧은 옷소매를 당기지 않아도 산동네의 지붕들이 헝클어집니다. 목각인형은 뿔이 없었습니다. 하역노동자는 두 손을 타인의 몸에 묻었습니다.

 

   겨울나무에 걸린 일곱 개의 손가락은 누구의 것입니까. 목각인형의 텅 빈 눈 속으로 겨울 숲이 내려옵니다. 푸른 작업복의 눈썹이 지워집니다.

 

   목각인형은 목화솜의 기분을 상상할 수 있을까요.

 

   하역노동자는 공중 높이 매달린 목 때문에 울 수 없습니다. 라디오의 저녁이 가장 먼 곳의 모퉁이를 돌고 있지만, 그는 새들의 이름을 지어준 적이 없습니다. 난로 위, 저지대의 밤이 눈꽃 지나간 자리를 둥글게 말리고 있을 것입니다. 등이 푸른 남자는 항아리에서 자란 청어를 생각했을까요. 숫잠에서 깬 고양이들이 눈먼 목각인형의 정수리를 핥습니다. 버려진 속날개 아래 빨래들이 희었습니다.

 

   목각인형은 버려진 담배꽁초에 붙은 숨소리를 닮아갑니다.

   길을 떠난 사람은 길이 될 수 있을까요.

 

   빈 유리병 속으로 내려온 물고기자리가 목각인형과 하역노동자 사이를 흘러 다닙니다. 겨울의 문장이 사람 밖에 사람을 그리고 있습니다.

 

 


                

최형심 증명사진 2.jpg


서울대학교 외교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박사과정 수료


2008현대시등단

2009아동문예문학상 수상

2012한국소설신인상 수상

2014시인광장시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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