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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의 과거 / 이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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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01회 작성일 18-11-01 10:16

본문

발의 과거

 

   이초우

 

 

 

나는 참 말하기 싫은 내 발의 과거를 의사에게 털어놓았다.

 

내 왼발은 언제나 마뜩찮은 오른발을 데리고

지상의 음표를 찍으며 투벅투벅 다닌다.

그러면서 내 두 발, 때론 새의 두 발처럼 지상을 떠나고 싶어 했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 최후를 맞이한 연어의 주검을

두 발로 낚아채

외진 바위틈으로 이동하는 독수리의 사냥법도 배우고, 때론 이성을 잃은 군왕에게 상소를 하기 위해 떠나는 기러기 떼의 한 마리가 되기도 했다.

 

한때 요량도 없던 젊은 두 발, 타이어 더미 위로 뛰어내리다

내장 없는 타이어의 함정에 빠져 발목을 접질린 것이

내 오른발의 과거

두어 달 동안 번번이 버려두고 오고픈 오른발을 질질 끌며

그날의 일수를 얼마나 원망했던가?

 

때론 새의 두 다리처럼 뒤로 죽 뻗어 꽤 먼 길 떠나, 이천 일 동안 비행으로 목성을 돌아 에우로파의 어느 얼음 골목에 도달해, 자연 유산 뒤끝으로 일부 윤기 없는 옆구리 생살이 드러난, 누더기 옷을 휘감은 채 머리 파묻고 웅크리고 앉아 있는 시엔*을 만나

고흐의 소재를 묻기도 했지

그날 밤 나는 어렵사리 고흐를 만나, 제 이름과 똑같은 형의 주검이 새우처럼 웅크리고 있었던 제 어머니 자궁 속 십 개월의 성장통을 묻기도 했다.

 

쉽게 낫질 않는, 그래도 나는 치료를 해야 했다.

어쭙잖은 헛디딤에 삐끗한 오른발, 골목에서 두리번거리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는 순간

승용차 타이어가 비명을 지르며 오른발 등을 넘어가고, 나는 또

얼마나 많은 날들 그날의 일수를 탓했던가?

오늘도 내 왼발 찌뿌둥한 내 미간 같은 오른발을 데리고

뚜벅뚜벅 발의 역사를 소리로 기록하며 걸어간다.

 

 *고흐의 작품 슬픔에 나체 모델로 나오는, 고흐와 1년간 동거한 여자.

 

 

              ⸺월간 현대시20188월호

 

경남 합천 출생
부경대 해양생산시스템공학과 졸업
2004년 《현대시》로 등단
시집『1818년 9월의 헤겔 선생』『웜홀 여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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