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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강에 가는 이유 / 장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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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36회 작성일 18-11-0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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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강에 가는 이유


    장옥관

 

 

  사람들은 묻는다, 왜 강에 가느냐고. 인적 드문 적막 강변에 무슨 볼일이 있느냐고.

아내가 싸 준 도시락 들고 집 나서면서 나도 물어본다. 나는 왜 강으로 가는가. 비둘기를

실은 낡은 바퀴 구슬프게 굴러가고 시절을 잊은 시집은 차 바닥에 뒹구는데 부지런한

버스가 부려놓은 씩씩한 공장 지나쳐 나는 왜 날마다 강으로 가는가. 반듯한 교과서

명랑한 군대, 나날의 구름 안색 저리 훤하건만 눈 흘기는 물총새 삐죽이는 자갈 비웃음

받으며 평일 대낮에 나는 왜 강으로 가는가. 곰곰이 생각해봐도 답 찾을 길 없을 때 풀숲

자갈밭에 퍼질고 앉아 밥이나 먹는다. 뜨겁게 끓어올랐다가 식은 쌀밥은 말없음표처럼

촘촘하고 흰 두부의 먹먹함 사이 비쩍 마른 멸치의 서러움을 키 큰 붉은 여뀌 목 빼어

기웃거린다. 태풍 매미에 할퀸 제방은 벌건 살점을 드러내고 손발 다 잃은 버드나무 찢어진

비닐을 날개인 양 달고 서 있다. 거센 물살에 떠밀려와 눈뜬 채 제 살점 개미떼에게

떼어 주는 참붕어. 모로 일제히 쓰러진 갈대풀 속에는 누가 옮겨 놓았을까, 붉은 우단

의자 하나. 그 위에 내려온 하늘이 턱 괴고 앉아 물소리를 듣는다. 예나 제나 한결같은

모습은 쉼 없이 부닥쳐오는 입술에 귀 맡겨둔 물 속의 돌멩이. 어룽대는 물빛에 내 낯빛

비춰보고 저물녘 나는 말없이 집으로 돌아온다. 와서는 말하리라. 돌멩이 얼굴에 꽃이

피었네, 능청 부리면 짐짓 모르는 척 받아주는 아내의 몸에 찰박이는 물소리는 서럽게

내 몸에 울려 퍼지리라.



-장옥관 시집 달과 뱀과 짧은 이야기』(랜덤하우스코리아, 2007)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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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경북 선산 출생

계명대 국문학과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 졸업

1987세계의 문학등단

시집 황금 연못』 『바퀴 소리를 듣는다』 『하늘 우물

달과 뱀과 짧은 이야기

동시집 내 배꼽을 만져보았다

김달진문학상, 일연문학상, 노작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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