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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 / 이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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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32회 작성일 15-10-13 09:23

본문

해체

 

이초우

  

 

검은 구름 알을 슬면 그 알들

지상으로 내려온다

내려오던 영롱한 알

어린 아이들처럼 옹기종기 모여

잠시 언덕 같은 공중에 머물며

부식돼 가는 상현달 바라보고 경배를 한다

두둥실 떠 있는 찬란한 황금달

무쇠 같은 두꺼운 달의 껍질이

푸석푸석 검붉게 마모돼 간다

어머니로부터 몸의 연을 끊은 탯줄 자국

보일 듯 말듯

그 마른 자국 머리에 이고

달에게 받은 그림자로 제 몸 만들어

아래로아래로 하강하는 어린 물방울들

 

 

경남 합천 출생
부경대 해양생산시스템공학과 졸업
2004년 《현대시》로 등단
시집『1818년 9월의 헤겔 선생』『웜홀 여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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