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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듬히 / 최정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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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90회 작성일 18-11-29 10:54

본문

비스듬히

 

    최정례

 

 

복숭아나무 똑바로 서 있는 거 못 봤다

꼭 비스듬히 서 있다

길가에서 길 안쪽으로 쓰러지는 척

구릉 아래쪽으로 기울어

몸 가누지 못하는 척


허공에 진분홍 풀어

지나가는 사람 걸어 넘어뜨리려고

안 속는다, 안 속아

몸은 이쪽에 머리는 저쪽에 풀어 두고

왜 서 있나

비틀비틀 무슨 생각하며 걸어 왔나


도화

길 밖으로 꽃잎 다 흘리고

안 속는다, 안 속아

 

 

최정례 시집, 레바논 감정(문학과지성사, 2006)에서

 

 




최정례시인.jpg


 

고려대학교 대학원 문학박사

1990현대시학등단

시집 햇빛속에 호랑이』 『붉은 밭』 『레바논 감정

내 귓속의 장대나무 숲』 『캥거루는 캥거루고 나는 나인데

개천은 용의 홈타운레바논 감정

백석 시 연구서 백석 시어의 힘』등

산문집 시여 살아 있다면 힘껏 실패하라

15회 미당문학상, 8회 오장환문학상

14회 백석문학상, 52회 현대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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