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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속의 바다 / 강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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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85회 작성일 18-12-07 09:42

본문

병 속의 바다

 

    강인한



캄캄한 아가리 벌리고 가시만 남은

유령상어들이 덤벼든다.

왁자한 웃음소리 덜렁거리며 모자 쓴 유령들이

달려온다. 칼을 휘두르며 덤벼든다.

 

도망치다 혼자 남은 잭 스패로우

텅 빈 술병을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본다.

 

투명한 유리병 속 바다가 출렁인다.

한 송이 꽃처럼 활짝

바다 위에 범선이 떠있다.

 

평생 쫓겨 다니는 사내 발바닥에

눌어붙은 그림자,

지긋지긋한 건달의 껍데기를 벗어나려

그림자는 몸부림친다.

오욕으로 찌든 사내의 몸을

 

발바닥에서부터 힘껏 벗어버리고

병 속의 바다를 향해 

출렁출렁, 그림자 홀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격월간 시사사20187-8월호

 

1944년 전북 정읍 출생

전북대학교 국문과 졸업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으로 이상기후』 『불꽃』 『전라도 시인

우리나라 날씨』 『칼레의 시민들』 『황홀한 물살

푸른 심연』 『입술』 『강변북로,

시선집 어린 신에게, 시비평집 시를 찾는 그대에게

1982년 전남문학상, 2010년 한국시인협회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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