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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도 이젠 춤이다 / 정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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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60회 작성일 18-12-1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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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도 이젠 춤이다


   정영주



바람이 우듬지를 세차게 흔든다

숲이 차례차례 오른쪽으로 쏠리고

하늘을 보던 나도 오른쪽 숲으로 쏠린다

동서남북이 바다라 바람이 주는 노래가 많다

노래가 커지면 춤이 되는 숲

소리가 노래로 되지 못한 나는

이곳에 와서야 겨우 노래 하나 찾는다

옹알이하듯 바람 소리를 따라한다

평생 땅만 보며 걸을 줄 알았다

하늘 보기가 늘 민망했다


마음만 먹으면 사면으로 뚫린 바다가 통째로 춤이다

잃어버린 것들이 비로소 내게로 온다

바람을 따라가며 춤을 춘다

우듬지가 흔들리는 바다숲에서

가슴과 허파와 내장을 관통하는 노래를 부른다


눈물도 이제 춤이라는 걸 안다



다층》(2018, 여름호)에서




정영주.jpg


1952년 서울 출생

광주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 졸업

199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아버지의 도시』『말향고래』『달에서 지구를 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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