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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딴지 / 김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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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50회 작성일 18-12-2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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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딴지 

  김선근

    

자주 빛 돼지감자 한 봉지 얻어다 심었다
당뇨나 잡아볼 요량으로
무모한 생각들이 우후죽순처럼 돋아나고 있다  
상추밭 열무 밭 대추나무까지 
   
해바라기 꽃보다 예쁜데 왜 돼지일까 
눈물 글썽거리며 멍청한 것들에게 붙여지는
땅속 깊이 생각을 묻어두고 도마뱀처럼 꼬리만 잘라주는 
영리한  

 

올 것이 온 여름처럼 
카드빚 돌려 막다 지쳐버린
신발가게 주인 최씨
다 내가 뿌린 씨앗이라고
날개 부러진 선풍기 앞에서 푸념이다
나는 얼마나 뚱 돼먹은 생각을 했던가
생각 없이 말의 씨를 흩뿌리며
여차하면 생은 운명 같은 것이라고 둘러댔던가

파산신고 한 텃밭 

엉뚱한 생각들은 씨를 말려야 한다고


강야차 부월로 돼지감자 모가지를 퉁탕퉁탕 날려버린다 
태양은 이글거리고
혈당은 수은주처럼 올라간다 

잡초도 녹아 버릴거에요,

상추 쑥갓은 잘 자라나요
된장찌개 구수한 저녁 식탁, 아내 잔소리가

뚱딴지처럼 달다  

 

 




 

1957년 전북 군산 출생
2006년《문학공간》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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