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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 백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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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33회 작성일 19-01-07 09:51

본문

국수

 

   백 석

 

 

  눈이 많이 와서

  산앳새가 벌로 나려 멕이고

  눈구덩이에 토끼가 더러 빠지기도 하면

  마을에는 그 무슨 반가운 것이 오는가 보다

  한가한 애동들은 어둡도록 꿩사냥을 하고

  가난한 엄매는 밤중에 김치가재미로 가고

  마을을 구수한 즐거움에 사서 은근하니 흥성흥성 들뜨게 하며

  이것은 오는 것이다

  이것은 어늬 양지귀 혹은 능달쪽 외따른 산 옆 은댕이 예데가리 밭에서

  하로밤 뽀오햔  흰 김 속에 접시귀 소기름불이 뿌우현 부엌에

  산멍에 같은 분틀을 타고 오는 것이다

  이것은 이득한 녯날 한가하고 즐겁든 새월로부터

  실 같은 봅비는 속을 타는 듯한 녀름볕 속을 지나서 들쿠레 한 구시월 갈바람 속을 지나서

  대대로 나며 죽으며 죽으며 나며 하는 이 마을 사람들의 으젓한 마음을 지나서 텁텁한 꿈을 지나서

  지붕에 마당에 우물둔덩에 함박눈이 푹푹 쌓이는 여늬 하로밤

  아배 앞에 그 어린 아들 앞에 아배 앞에는 왕사발에 아들 앞에는  새기사발에 그득히 사리워오는 것이다

  이것은 그 곰의 잔등에 업혀서 길여났다는 먼 녯적 큰마니가

  또 그 집등색이에 서서 자채기를 하면 산 넘엣 마을까지 들렸다는

  먼 녯적 큰아버지가 오는 것같이 오는 것이다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겨울밤 쩡하니 닉은 동티미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댕추가루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좋아하고

  그리고 담배 내음새 탄수 내음새 또 수육을 삶는 육수국 내음새 자욱한 더북한 삿방 쩔쩔 끓는 아르궅을 좋아하는 이것은 무엇인가

 

   이 조용한 마을과 이 마을의 으젓한 사람들과 살틀하니 친한 것은 무엇인가

   이 그지없이 고담(枯淡)하고 소박한 것은 무엇인가

 

   ―《조광(1941)에서

 


백석시인1.jpg


본명 백기행

1912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출생(1996년 사망)

1929년 오산보고 졸업

1930년 조선일보 신년현상문예에 단편소설 그 모()와 아들당선

1935정주성을 조선일보에 발표하면서 시작(詩作) 활동을 시작

1936년 시집 사슴출간

* 시집을 낸 직후 함흥의 영생 여자 고등 보통학교에 부임했다가, 곧 만주의 신경으로 떠났다.

만주국 국무원 경제부에서 일하기도 하고, 북만주 산간 오지를 여행하며 측량보조원, 소작인,

 세관원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다가 해방 후에 신의주를 거쳐 고향 정주로 돌아왔다. 그 후

계속 북한에 남아있었으나 북한내에서의 작품 활동에 대해서는 크게 알려진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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