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 / 백 석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국수 / 백 석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38회 작성일 19-01-07 09:51

본문

국수

 

   백 석

 

 

  눈이 많이 와서

  산앳새가 벌로 나려 멕이고

  눈구덩이에 토끼가 더러 빠지기도 하면

  마을에는 그 무슨 반가운 것이 오는가 보다

  한가한 애동들은 어둡도록 꿩사냥을 하고

  가난한 엄매는 밤중에 김치가재미로 가고

  마을을 구수한 즐거움에 사서 은근하니 흥성흥성 들뜨게 하며

  이것은 오는 것이다

  이것은 어늬 양지귀 혹은 능달쪽 외따른 산 옆 은댕이 예데가리 밭에서

  하로밤 뽀오햔  흰 김 속에 접시귀 소기름불이 뿌우현 부엌에

  산멍에 같은 분틀을 타고 오는 것이다

  이것은 이득한 녯날 한가하고 즐겁든 새월로부터

  실 같은 봅비는 속을 타는 듯한 녀름볕 속을 지나서 들쿠레 한 구시월 갈바람 속을 지나서

  대대로 나며 죽으며 죽으며 나며 하는 이 마을 사람들의 으젓한 마음을 지나서 텁텁한 꿈을 지나서

  지붕에 마당에 우물둔덩에 함박눈이 푹푹 쌓이는 여늬 하로밤

  아배 앞에 그 어린 아들 앞에 아배 앞에는 왕사발에 아들 앞에는  새기사발에 그득히 사리워오는 것이다

  이것은 그 곰의 잔등에 업혀서 길여났다는 먼 녯적 큰마니가

  또 그 집등색이에 서서 자채기를 하면 산 넘엣 마을까지 들렸다는

  먼 녯적 큰아버지가 오는 것같이 오는 것이다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겨울밤 쩡하니 닉은 동티미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댕추가루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좋아하고

  그리고 담배 내음새 탄수 내음새 또 수육을 삶는 육수국 내음새 자욱한 더북한 삿방 쩔쩔 끓는 아르궅을 좋아하는 이것은 무엇인가

 

   이 조용한 마을과 이 마을의 으젓한 사람들과 살틀하니 친한 것은 무엇인가

   이 그지없이 고담(枯淡)하고 소박한 것은 무엇인가

 

   ―《조광(1941)에서

 


백석시인1.jpg


본명 백기행

1912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출생(1996년 사망)

1929년 오산보고 졸업

1930년 조선일보 신년현상문예에 단편소설 그 모()와 아들당선

1935정주성을 조선일보에 발표하면서 시작(詩作) 활동을 시작

1936년 시집 사슴출간

* 시집을 낸 직후 함흥의 영생 여자 고등 보통학교에 부임했다가, 곧 만주의 신경으로 떠났다.

만주국 국무원 경제부에서 일하기도 하고, 북만주 산간 오지를 여행하며 측량보조원, 소작인,

 세관원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다가 해방 후에 신의주를 거쳐 고향 정주로 돌아왔다. 그 후

계속 북한에 남아있었으나 북한내에서의 작품 활동에 대해서는 크게 알려진 바가 없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679건 4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5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1 1 05-01
15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8 1 04-28
15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5 1 04-28
15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1 1 04-28
15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5 1 04-28
15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4 1 04-24
15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1 1 04-24
15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5 1 04-24
15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3 1 04-23
15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2 1 04-23
15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4 1 04-23
15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7 1 04-23
15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3 1 04-20
15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6 1 04-20
15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5 1 04-20
15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8 1 04-18
151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7 1 04-18
151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5 1 04-18
151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9 1 04-16
15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2 1 04-16
150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5 1 04-16
150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3 1 04-16
150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2 1 04-16
150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9 1 04-11
150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1 1 04-11
150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3 1 04-11
150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2 1 04-10
15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3 1 04-10
150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4 1 04-10
150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3 1 03-29
149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7 1 03-29
149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4 1 03-29
149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8 1 03-29
149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8 1 03-22
149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9 1 03-22
149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6 1 03-22
149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1 0 03-22
149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7 1 03-19
149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5 1 03-19
149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3 1 03-19
148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7 1 03-17
148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9 1 03-17
148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5 1 03-17
148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9 3 03-12
148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4 2 03-12
148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2 2 03-12
148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1 2 03-09
148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4 2 03-09
148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7 2 03-09
148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6 1 03-0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