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증 / 이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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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95회 작성일 19-01-10 13:58본문
갈증
이진환
혼자 숲에 가면 누구나 한 번은 뒤를 돌아보지요 저 끝을 가는 동안 서늘서늘 솔가지는 가슴을 움츠렸다
펴면서 천 길 푸른 속내를 풀어놓고요 나는 한껏 들숨으로 나의 한 길 속내를 들여다 보아요 아, 아, 소리
치며 달려도 이젠 덧날 일이 없을 것 같은 상처들이 나무의 옹이처럼 박혀 있네요
저 옹이 하나마다 '호'하고 불어 진물이 굳은 딱지,
가만히 두지 않고 들춰 보던 못된 버릇도
살면서 울음 삼켜 무는 일이 하나 둘 아니어서
덧나는 상처에는 마음이 굼떴어요
세월 쪽으로 기운 내 중심이 허물을 가려 서네요
뿌리 깊은 고요로
가만히 쓸고 닦아도 크고 작은 허물이 부르튼 기도가 되는 건,
덧나는 상처에는 스스로 풀리지 않는 갈증이 있나 봐요
경북 포항 출생
2014년 <국민일보> 신앙시 공모전 대상 수상
2016년 《다시올문학》 등단
동인시집 『고양이 골목』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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