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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를 위하여 / 윤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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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24회 작성일 19-01-1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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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마를 위하여


   윤진화



  배추를 사서 김치를 담그자. 칼을 긋고 벌린다. 은밀한 속살에서 원시림의 향기가 살아 다른 몸으로 전이된다.

이 참을 수 없는 원죄를 꼭 붙들라, 누군가 성호를 긋고 있다. 배추를 벌리고 소금을 넣으며 떠올리는 야릇한

경계, 신을 모방하는 손길. 대개 배추는 속부터 간이 들어야 제 맛이다. 신은 내 머리를 벌리고 밀어 넣는다.

채 썬 무, 엇비슷한 키를 가진 갓을 섞어 밀어 넣는다. 대개 본연의 형태를 저버린 것들이지만 그것들이 속을

더 꽉 채운다. 그래, 그렇다 치자. 사내인 당신이 나를 가르고 내 속을 채우던 날을 기억하자. 짜디짠 눈물과

젓갈을 버무려 넣는다. 그 속에 매운 고추, 파, 다진 마늘을 넣는 것은 기본이다. 그것은 신도 알고 나도 안다.

가끔은 달콤한 과일을 넣는다. 혀를 속인다. 몸을 속인다. 익어가는 모든 것들은 맛있다. 알맞게 간이 밴 내

몸과 또 다른 배추를 찾으러 시장을 기웃하는 신처럼, 우린 맛있게 익을 권리와 의무가 있는 김치를 담근다.


ㅡ시집『우리의 야생 소녀』(문학동네, 2011)



윤진화.jpg


1974년 전남 나주 출생

국립서울산업대 문예창작과, 명지대학교 대학원 문창과 졸업

2005세계일보신춘문예 당선

시집 우리의 야생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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