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 / 정영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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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67회 작성일 19-01-30 11:04본문
건물주
정영효
건물 안을 뒤지기도 하고 건물 밖을 서성이기도 한다 건물과 상관없는 곳에 있으면
건물 때문에 달려오기도 한다 주인은 많은 걸 알아야 익숙해지므로 남의 건물을 살피면서
같은 점을 찾기도 하고 다른 점을 얻기도 한다 건물은 왜 빨리 늘어나는지 건물은 왜 쉽게 모이는지
주변을 둘러보는 동안 골목의 내용을 걱정하다가
건물이 되지 못한 장소를 만나고 주인이 되지 못한 사람을 만난다 이유처럼 열려 있는 입구를 만나며 누군가 또 떠날 거라는 소문을 만난다
소문이 건물까지 따라오면 말을 떼어내기도 하고 말을 막기도 한다
주인은 많은 걸 몰라야 편안해지므로 떼어내고 막은 말들을 모아서
건물 안에 숨기기도 하고 건물 밖에 버리기도 한다
- 《문장 웹진》 2018.8월
1979년 경남 남해 출생
200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계속 열리는 믿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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