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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사 / 손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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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81회 작성일 19-02-1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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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순미

 

 

목련꽃 지는 거 본다 나는 건너편 찻집에 앉아

한 송이 두 송이 못생긴 봄날의 그 저녁 생각한다

 

성자같이 작은 집에 살아도 좋아

새까맣게 태운 밥이라도 좋아

그렇게 나물처럼 웃던 봄날이 있었다

목련이 피든 말든 갯숫물이 넘치든 말든

우리는 각자의 여우와 각자의 늑대를 마당에다 묶어두고

늦은 저녁을 먹고 있었다

 

우리가 그 지붕 아래 볼온을 만들고 있을 때

우리가 그 지붕 아래 슬픈 밥을 먹고 있을 때

소스라치게 목련 한 송이 툭, 하고 목을 꺾는다

 

우리 헤어지고 다시 만날까

잇몸 사이 반찬이 낀 줄도 모르고 그는 심각했다

거기 나물 끼었어!

우리는 숟가락을 내동댕이치며 배꼽 잡았다

 

열어놓은 방문으로 목련이 활짝 운다

목련이 피는 저곳과 이곳은 피안과 차안의 경계

, 하고 목련의 낙화를 보는 일

, 하고 우리의 심장이 이쯤에서 멈출 일

 

색종이처럼 접혀 펄럭거리는 것이 있다

저 목련은 발목이 묶인 새 같아

새의 부족들이 저렇게 알을 까고 사는 것 같아

그가 모이처럼 우물거리던 밥을 삼키며 말했다

나는 마당께로 달려 나가 목련나무를 흔들었다

한 마리씩

두 마리씩

목련이 땅으로 처박히는 저녁의 일이 계속되고 있었다

 

ㅡ《시작2018년 겨울호



20111206000076_0.jpg

 

1964년 경남 고성 출생 

고려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 졸업

1997<부산일보> 신춘문예 및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칸나의 저녁

11회 부산작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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