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에서 온 이메일 / 장이지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명왕성에서 온 이메일 / 장이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803회 작성일 19-02-15 11:10

본문

왕성에서 온 이메일


   장이지



안녕, 여기는 잊혀진 별 명왕성이야.
여기 하늘엔 네가 어릴 때 바닷가에서 주웠던
소라 껍데기가 떠 있어.
거기선 네가 좋아하는 슬픈 노래가
먹치마처럼 밤 푸른빛으로 너울대.
그리고 여기 하늘에선 누군가의 목소리가
날마다 너를 찾아와 안부를 물어.
있잖아, 잘 있어?
너를 기다린다고, 네가 그립다고,
누군가는 너를 다정하다고 하고
누군가는 네가 매정하다고 해.
날마다 하늘 해안 저편엔 콜라병에 담긴
너를 향한 음성메일들이 밀려와.
여기 하늘엔 스크랩된 네 사진도 있는 걸.
너는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웃고 있어.
그런데 누가 넌지 모르겠어. 누가 너니?
있잖아, 잘 있어?
네가 쓰다 지운 메일들이
오로라를 타고 이곳 하늘을 지나가.
누군가 열없이 너에게 고백하던 날이 지나가.
너의 포옹이 지나가. 겁이 난다는 너의 말이 지나가.
너의 사진이 지나가.
너는 파티용 동물모자를 쓰고 눈물을 씻고 있더라.
눈밑이 검어져서는 야윈 그늘로 웃고 있더라.
네 웃음에 나는 부레를 잃은 인어처럼 숨 막혀.
이제 네가 누군지 알겠어. 있잖아, 잘 있어?
네가 쓰다 지운 울음 자국들이 오로라로 빛나는,
바보야, 여기는 잊혀진 별 명왕성이야.


ㅡ장이지 시집『안국동울음상점』(랜덤하우스, 2007)




130110_22_1_59_20130110190808.jpg


 

1976년 전남 고흥 출생

200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안국동울음상점』『연꽃의 입술』『라플란드 우체국』

평론집『환대의 공간』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69건 7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86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1 1 12-22
286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4 1 12-22
286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4 1 12-21
286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1 1 12-21
286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7 1 12-21
286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6 1 12-20
286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3 1 12-20
286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5 1 12-20
286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9 2 12-18
286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4 1 12-18
285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7 1 12-18
285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7 5 12-16
285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9 1 12-16
285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1 1 12-16
285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2 1 12-14
285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0 1 12-14
285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3 1 12-14
285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9 1 12-13
285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0 1 12-13
285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0 1 12-13
284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9 1 12-11
284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4 2 12-11
284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8 1 12-11
284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2 1 12-09
284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5 1 12-09
284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4 1 12-09
284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3 1 12-05
284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4 1 12-05
284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1 1 12-05
284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3 1 12-02
283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7 2 12-02
283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8 1 12-02
283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3 1 12-02
283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1 1 11-29
283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6 1 11-29
283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3 1 11-29
283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6 1 11-29
283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9 1 11-28
283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8 2 11-28
283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6 1 11-28
28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1 1 11-24
28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9 1 11-24
28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5 1 11-24
28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2 1 11-21
28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6 1 11-21
28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8 1 11-21
28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3 1 11-20
28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6 1 11-20
28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5 1 11-20
28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0 2 11-1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