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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에게 / 나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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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22회 작성일 19-02-19 09:10

본문

구름에게

 

   나호열

 


구름이 내게 왔다

아니 고개를 들어야 보이는 희미한 입술

문장이 돌 듯 모여지다 휘리릭 새떼처럼 흩어지는 낱말들

그 낱말들에 물음표를 지우고 느낌표를 달아주니 와르르 눈물로 쏟아지는데

그 눈물 속에 초원이 보이고, 풀을 뜯고 있는 양들의 저녁이 보인다

 

구름이 내게 왔다

하나이면서 여럿인,

아름을 부르면 사슴도 오고

꽃도 벙근다

 

구름의 회원에 뛰어든 저녁 해

, 눈부셔라

한 송이 여인이 붉게 타오른다. 외인 한 잔의 구름,

긴 머리의 구름이

오늘 내게로 왔다

 

-나호열 시집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를 알고 있다(문학의전당, 2017)에서

 


 

as1.JPG


 1953년 충남 서천 출생
경희대학교 대학원 철학과 박사과정 수료
1986년 《월간문학》신인상 수상
1991년 《시와시학》중견시인상 수상
2004년 녹색 시인상 수상
미래시, 울림시, 강남시, 시우주문학회 동인으로 활동
저서로 『담쟁이 넝쿨은 무엇을 향하는가』
『집에 관한 명상 또는 길찾기』,『망각은 하얗다』
『아무도 부르지않는 노래』,『칼과 집』
『그리움의 저수지엔 물길이 없다』,『낙타에 관한 질문』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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