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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로 걸어가는 남과 여 / 김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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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65회 작성일 19-03-05 09:44

본문

적도로 걸어가는 남과 여

 

​     김성규

 

지뢰밭 가운데서

한 남자가 일직선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적도를 따라 걸어가는 중입니다

왜 적도로 가느냐고 묻자,

전쟁이 끝나 우리가 만날 수 없을 때

부서진 건물 사이를 지나

너는 왼쪽으로 걸어

나는 오른쪽으로 걸을게

서로를 찾아 헤매다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다면

적도를 향해 걸어가자

지뢰밭 가운데서

한 여자가 적도를 따라 걸어가고 있었다

- 김성규 시집 천국은 언제쯤 망가진 자들을 수거해가나(창비, 2013)에서

 

 


ddd.jpg


 1977년 충북 옥천 출생
   200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제4회 김구용 시문학상 수상
   시집으로 『너는 잘못 날아왔다』『천국은 언제쯤 망가진 자들을 수거해가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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