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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에 속다 / 김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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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39회 작성일 19-03-25 09:56

본문

풍경에 속다

 

   김정수

 

 

오죽 못났으면

허공벼랑에 매달린 배후일까

 

범종도 편종도 아닌 종지만 한 속에서

소리파문 파먹고 사는

 

주춧돌 위 듬직한 기둥이나 들보 서까래도 아닌

추녀마루 기와등 타고 노는

어처구니 잡상만도 못한

 

항상 바람과 놀고 있는 풍경은 무상이려니

눈곱때기 창이나 벼락치기 문이려니

 

오죽 힘들었으면

죽음 끝에 매달려 살려 달라

살려 달라 스스로 목을 맸을까

 

10년 행불 소리 소문 없이 보내고 보니

어딘가 끝에라도 매달려 손등 문지르고 싶은

 

숨과 숨 사이

 

진짜 큰 소리는 들리지 않고

바람에 풍경 들여 불이였음을

 

같은 것 하나 없는

빠끔, 원통인 것을

 

-시인동네20193월호

 


ee.jpg

 

1963년 경기도 안성 출생

경희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1990현대시학등단

시집 서랍 속의 사막』 『하늘로 가는 혀

2013년 한국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 수혜

28회 경희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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