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 / 이동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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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46회 작성일 19-04-16 09:11본문
새집
이동재
새 집에선 소리가 난다
모든 게 낯설어
벽과 벽
벽과 천정
가구와 가구
그리고 바닥이 만나는 부분에서
자기 자리를 잡느라 삐걱거리는 소리
밤새 수인사 하는 소리
새 집에선 냄새가 난다
미처 마르지 않은 나무
그 나무가 살던 숲과 공기
새들과 계곡의 물이끼
산짐승들의 발정난 냄새와 진달래 철쭉
이름 모를 약초 냄새까지
채석장의 화약 냄새와
골재 트럭이 훑고 간 강바닥의 기름 냄새마저
이합과 집산 고통과 환희
이 모든 것의 접합 부분에선
밤새 소리가 난다
냄새가 난다
-이동재 시집 『파주』(지혜, 2018)에서
강화 교동 출생
고려대학교 국어교육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1998년 《문학과의식》 등단
시집 『민통선 망둥어 낚시』 『세상의 빈집』 『포르노 배우 문상기』『파주』등
저서 『20세기의 한국소설사』 『침묵의 시와 소설의 수다』 『문학감상과 글쓰기』
『작가를 스치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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