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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질과 어머니 / 구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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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90회 작성일 19-04-1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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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질과 어머니


   구광렬


 

  난 솥 공장에서 태어났다

 

  불매, 불매, 당신은 대장장이 풀무질하는 똑딱 불매소리*에 맞춰 아랫배에 힘을 주시고

 한산한 신작로에는 시발택시 한 대, 이유 없이 구락숀을 울리며 지나갔다

 

  화덕 위의 쇠가 풍구바람에 달궈지고, 당신은 낮은 천장에서 늘어진 한 폭 광목을 당기며 골반을 늘렸다

  양수가 터지고, 도합 넷이서 매를 드는 토 불매**소리 들리고,

 난, 젖은 머리로 자궁 문을 밀쳤다

 

  마당에는 먹지도 못할 이팝이 흐드러져 있었으며 난 한 발짝, 한 발짝 산도産道를 밟으며 결코 깊지 않을

당신의 쌀뒤주를 얕게 만들, 아홉 번째가 돼가고 있었다

 

  망치소리 들리고 솥 아가리, 모양을 잡아가고 산파의 손에 두 발목이 잡힌 난, 허우적거렸다 열 중 네댓이

죽어나오던 시절, 매운 손매로 엉덩이를 맞고도 사람소리를 내지 못했다 난, 그렇게 죽은 쥐처럼 늘어져 있었다

 

  불매, 불매, 토 불매소리 멀어지고, 솥뚜껑에서 불매기 빠져나갈 쯤, 시발택시에서 낮술에 취한 아버지가 내렸다

  난, 그렇게 이유 있는 구락숀 소리와 함께 첫울음을 터뜨렸다 당신의 웃음이 될 수 있었던 내 마지막 울음이었다

 

  *똑딱 불매: 혼자서 하는 풀무질

  **토 불매: 네 사람이 하는 풀무질. 청탁불매라고도 함

 


구광렬시인.png


1956년 대구 출생

멕시코 국립대학교(UNAM)에서 중남미문학을 공부

1986년 멕시코 문예지 마침표 El Punto에 작품을 발표하며 중남미문단에 등단

한국문단에서는 오월문학상 시 부문 대상 수상 및 현대문학에 작품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시작활동을 시작

한국어 시집으로 슬프다 할 뻔했다』 『불맛

하늘보다 높은 땅(La tierra más alta que el cielo) 팽팽한 줄 위를 걷기(Caminar sobre la cuerda tirante)

다수의 스페인어 시집

UNAM 동인상, 멕시코 문협 특별상, 브라질 ALPAS XXI 라틴시인상 International 부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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