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란의 꽃바람 / 김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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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66회 작성일 19-04-24 09:16본문
착란의 꽃바람
김미희
착란의 시간에는
바람으로도 꽃이 핀다
부채 하나로 외줄을 타는 줄광대
맨발로 작두날을 추는 무녀巫女
이들 모두
같은 시간에 머물 수 없어
바람 의지하고 살 듯
바람으로 핀 꽃은
꽃을 말하는 수식어 모두 날려
마침표 없이 흐르는 주문만
바람의 몸 불려 내고
그믐달 차디찬 이별 예감에
불리지 않는 이름 하나 곡하다가
한 잎은 밤으로
다른 한 잎은 낮으로 파자破字되어
자오선을 넘는다
착란의 시간에는
바람도 꽃잎 되어 날아가고
-김미희 시집 『자오선을 지날 때는 몸살을 앓는다』(시산맥, 2019)에서
2005년『미주문학』등단
달라스한인문학회 회장, 칼럼니스트
제 1회 윤동주 해외 작가상 수상
시집『눈물을 수선하다』『자오선을 지날 때는 몸살을 앓는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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