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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 조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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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87회 작성일 19-05-0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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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조현석

  

 

오월은 두 눈 부릅뜨고 살아 있기 좋은 계절

알알이 매실 달리고 사과꽃 피어나는

하늘 위로 신맛 단맛 서서히 물들어 갈 즈음

뿌리는 뿌리들끼리, 작은 잎은 작은 잎들끼리

쓴맛도 몰래 넘겨주곤 새침 떤다

햇살 강렬해지는 한낮은 잠시 죽기 좋은 시간

무덤 위에 입힌 떼도 튼실하게 잘 자라

장마철에도 떠내려갈 고민도 없어지고

장미마저 검붉게 농익어 떨어지고

비어가는 하늘에 능소화 등불 슬몃 내건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틀린 적 없이 맞다

짧은 아쉬움 감추지 못해 붉어진 애비의 얼굴

꽃 피고 지는 사이사이로 벌나비 훨훨 날고

얇은 날개에 혼 실어 천국은 아닐지라도

가고픈 불꽃 지옥이라도 데려다줄는지 몰라

 

  —《시로 여는 세상》 2016년 가을호 



 

조현석시인.jpg


198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에드바르트 뭉크의 꿈꾸는 겨울스케치

불법, 체류자』 『울다, 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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