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마밭에서 / 김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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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07회 작성일 19-05-30 09:13본문
채마밭에서 김금용 빗줄기 몇 차례 산등성 휘돌아 속살거리면 새치름하던 새싹 터지는 소리 산이 울리네 들이 흔들리네 놀라서 채마밭까지 날아온 산비둘기 구구구, 물웅덩이에 그림자 깔면 여린 배추잎 사이로 슬쩍 배 밀며 들어서는 꽃뱀 하나 유혹의 혓바닥 기름진 검은 땅위로 내미네 꽃상추 고추 열무 감자 가지 이브의 분홍빛 꿈을 키우네 다섯 평 밭때기가 푸른 몽상에 시달리네 허기진 사랑 끝에 두 손 가득 안겨오는 따뜻한 자궁, 밑둥치부터 촉촉히 젖어드네 흙내 풋내 열 개 발가락 마디마디 달아오르네 처녀 여린 마음살 잎새마다 푸르게 푸르게 일어서네 ―김금용 시집 『넘치는 그늘』(천년의 시작, 2006)중에서
동국대 국문과 졸업 중국 베이징 중앙민족대학원 중국문학과 졸업 1997년 《현대시학》등단 시집 『광화문 쟈콥』 『넘치는 그늘』 『핏줄은 따스하다, 아프다』 번역시집 『문혁이 낳은 중국현대시』 『나의 시에게』 중역김남조시선집 『今天與明天( 오늘 그리고 내일)』 등 펜번역문학상, 동국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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