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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전 혹은 식후 / 신용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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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38회 작성일 19-05-30 09:38

본문

식전 혹은 식후

 

   신용목


 

빠르게 앞서 걷다가 갑자기 휙 돌아보았다. 불판 위에서 고기가 뒤집히듯이,

빨갛게 익은 얼굴로


너는 말했다. 등 뒤에 불이 붙은 사람처럼

타고 있는 사람처럼

나는 그림 속 창문을 하나하나 셀 수 있는 것처럼 네 목소리를 다 셀 수 있을 것 같다.

네가,

어차피 세상은 망할 건데, 뭔가 고장 나고 오염되고 부딪혀서 망하는 게 아니라 아름답지 않아서 망할 건데,

나는 우리의 유쾌함과

기쁨과

사랑이 그것을 유예시키고 있다고 생각했어.

라고 말할 때,

나는

양 한 마리와 양 두 마리와 양 예순일곱 마리쯤에서 사라지는 불빛처럼,

네 목소리 속에서 사라질 것 같다.

머릿속이 끓고 있으면 무엇을 넣으면 좋을까? 그림 속 창문이 물감을 끓이고 있듯이

그리고,

미역국에서 멸치를 건져내며 머리에서 생각을 건져내는 방법을 생각했다.

생각은 오래된 거지만,


여전히 뜨겁다.


모든 비법이 불 속에 있다는 말은 꼭 사랑에 대한 비유 같다고, 뒤집히는 고기 옆에서 졸아드는 국물 같다고,

 

누군가 내 머릿속을 부드럽게 저으며

농담을 건넨다.


계간 문학과 사회2019년 봄호

 


 

04825968_20080116.jpg
 

1974년 경남 거창 출생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 박사

2000작가세계등단

시집 그 바람을 다 걸어야 한다』 『바람의 백만번째 어금니』 『아무 날의 도시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

19회 백석문학상, 18회 현대시작품상, 14회 노작문학상

2회 시작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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