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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봄 / 정철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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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35회 작성일 19-06-11 09:30

본문

지독한

 

   정철웅

 

 

무슨 지병을 앓았던 걸까

허리를 잘린 채

봄볕 속을 걸어 나온 목련 한 그루

 

유린의 톱질이 지나간

바로 아랫자리에

정말 뜻밖의 상아빛,

목련꽃 몇 송이 밀어 올려

지상의 눈부심 한 켠을 받들고 있다

 

제 몸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 것도 모를 저 맑은 순수를

기를 쓰고 밀어 올리는 불구의 봄

 

저를 주장하는

봄날의 독기가

내 가슴에 예리한 톱질을 쓸고 간다

 

정철웅 시집 따스한 서랍(한림, 2009)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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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광주광역시 출생

전남대학교 영문과, 조선대학교대학원 영문과졸업(문학박사)

2004<전남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홀로 혼자가 아닙니다』 『내가 나부끼면 너는 흔들리니

따스한 서랍』 『떠나지 않는 봄

2006년 수주문학상 수상 

2009년 광주광역시 문예진흥기금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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