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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화 / 신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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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70회 작성일 19-06-24 11:10

본문

발화

 

   신동혁

 

 

식탁보에 꽃이 수놓아져 있다

 

바람이 불면

나는 가시넝쿨을 뒤집어쓴다

 

창밖이 보이지 않아 벽을 기어오를 때

빈 접시들을 떨어뜨리고

나의 두 팔을 길게 떨어뜨릴 때

 

식탁보는 돌아오는 것이다

 

이미 불타버린 채

내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다

 

지내는 동안

어디선가 무섭게 꽃이 번지고 있어서

 

불이 눈을 뜨고 있어요

불과 나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잠시 얼굴을 묻어보았을 뿐인데

 

아침은 없고

아침을 닮은 고요만 남아 있듯

 

식탁보에는 꽃이 수놓아져 있다

덮지도 펼치지도 못한 채

 

바람이 분다

 

월간 시인동네2018.1월호




 


1990년 경북 구미 출생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재학중

201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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