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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밥집 / 송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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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0회 작성일 19-07-18 10:06

본문

세상의 모든 밥집

 

   송경동

 

 

등촌동 콜트콜텍 본사

임재춘 단식 31일 차

근처 밥집을 순례한다

수제비, 백반, 중국집

30년 서울살이 처음 거닐어보는 거리들

 

얼마 전엔 목동 로데오거리에

천막을 치곤 근처 밥집을 순례했지

홍기탁 박준호가 75m 굴뚝 고공농성

세계 기록을 하루하루 갱신하고 있을 때

나마저 단식에 돌입하곤

식당 차림표만 기웃거리며 다녀야 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노숙할 땐

인근 밥집을 순례했고

쌍차 대한문분향소 투쟁 때는

주로 무교동 김치찌개집을 애용했었던 기억

용산 철거민 참사 때는

생각지도 않게 순천향병원 인근 이태원 밥집과

용산역 근처 밥집들을 찾아 다녔지

민주노총 본부를 따라다니며

영등포로터리와 서대문 사거리 밥집들도

참 많이 다녔지

 

늘 밥 한끼 나눌 돈도 충분치 않았지

늘 밥 한끼 편히 먹을 여유가 없었지

밥그룻을 뺏기거나 잃거나 거부한 사람들과 함께였지

다음엔 어떤 낯선 골목에서

한끼의 따뜻한 밥을 찾아 헤매게 될까

 

그땐 누가 죽었고

누가 울고 있고

누가 굶고 있고

누가 다시 고공에 목숨을 걸고 있을까

내 양심의 호주머니엔

얼마치의 예의가 남아 있을까

내 가슴엔 다시 몇 숟가락의 눈물이 남아 있을까

젓가락처럼 마른 두 다리로

어떤 따뜻한 세상을 찾아 헤매고 있을까

 

계간 시와경계2019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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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전남 보성 출생

2001실천문학》 《내일을 여는 작가등단

시집 꿀잠』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산문선집 나는 천천히 울기 시작했다등 다수

29회 신동엽창작상, 6회 김진균상

12회 천상병 시문학상, 16회 고산문학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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