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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 신동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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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41회 작성일 19-11-05 10:02

본문

하동

 

  신동옥

 


하동 가려나, 내 삶은

소년이 없다 그이는

비둘기호 타고 달아났다 동쪽으로

진주까지만 가자 싶어 처음 건넌 강은

 

별이 똥을 누러 온다는 옛말 은빛

모래 아래 재첩이 여물고 송홧가룬 멀리

고성 통영을 넘어간다는 뜬소문

그 밤을 거기, 혼자 저물도록

 

눈 감았다 이제도록 눈앞에 펼쳐진 모든 것들이

물빛 너머로 흩어질 때까지 비워둔 자리마다

가시 돋친, 솔잎은 바람을 많이 들여서

둥치마다 억척스레 감아 오르는 덩굴손

 

학교 같은 건 때려 치자 강 따라 트럭을 몰며

티브이 세탁기를 등짐으로 저 나르기 한 해

모래는 깊었다, 스물다섯 초봄

엘지 오백 리터 냉장고를 들쳐 메고

조각배에 옮겨 싣고 견인줄을 잡아끌며

 

걸어온 길을 되짚어 건넜다

강 끝은 절벽이더군, 너머로는 옥룡 다압 옥곡

별천지처럼 물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뻗어가는

널따랗고 탐스런 이파리 활엽교목들

 

바람 한 점 없는 가지를 매화꽃 날리던

서른셋, 봄 가고 남김없이 져 버려라 영영

어두워지기를 기다려 남은 해 다하도록

벼리고 또 벼리던 빛살은 모래 알갱이 사이사이

 

뒤채듯 자듯

물이랑을 바늘로 찍어 누르는

달빛 점묘, 모래는 새하얗게 달아올라

이제도록

 

벚굴이 살찌고 은어가 돌아온다는

하동, 가려나.

 

신동옥 시집 밤이 계속될 거야(민음사, 2019)에서





 

1977년 전남 고흥 출생
2001년《시와반시 》등단
시집『악공, 아나키스트 기타 』,『웃고 춤추고 여름하라』『고래가 되는 꿈』
산문집 『서정적 게으름』등
 

제16회 노작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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