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 신동옥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하동 / 신동옥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36회 작성일 19-11-05 10:02

본문

하동

 

  신동옥

 


하동 가려나, 내 삶은

소년이 없다 그이는

비둘기호 타고 달아났다 동쪽으로

진주까지만 가자 싶어 처음 건넌 강은

 

별이 똥을 누러 온다는 옛말 은빛

모래 아래 재첩이 여물고 송홧가룬 멀리

고성 통영을 넘어간다는 뜬소문

그 밤을 거기, 혼자 저물도록

 

눈 감았다 이제도록 눈앞에 펼쳐진 모든 것들이

물빛 너머로 흩어질 때까지 비워둔 자리마다

가시 돋친, 솔잎은 바람을 많이 들여서

둥치마다 억척스레 감아 오르는 덩굴손

 

학교 같은 건 때려 치자 강 따라 트럭을 몰며

티브이 세탁기를 등짐으로 저 나르기 한 해

모래는 깊었다, 스물다섯 초봄

엘지 오백 리터 냉장고를 들쳐 메고

조각배에 옮겨 싣고 견인줄을 잡아끌며

 

걸어온 길을 되짚어 건넜다

강 끝은 절벽이더군, 너머로는 옥룡 다압 옥곡

별천지처럼 물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뻗어가는

널따랗고 탐스런 이파리 활엽교목들

 

바람 한 점 없는 가지를 매화꽃 날리던

서른셋, 봄 가고 남김없이 져 버려라 영영

어두워지기를 기다려 남은 해 다하도록

벼리고 또 벼리던 빛살은 모래 알갱이 사이사이

 

뒤채듯 자듯

물이랑을 바늘로 찍어 누르는

달빛 점묘, 모래는 새하얗게 달아올라

이제도록

 

벚굴이 살찌고 은어가 돌아온다는

하동, 가려나.

 

신동옥 시집 밤이 계속될 거야(민음사, 2019)에서





 

1977년 전남 고흥 출생
2001년《시와반시 》등단
시집『악공, 아나키스트 기타 』,『웃고 춤추고 여름하라』『고래가 되는 꿈』
산문집 『서정적 게으름』등
 

제16회 노작문학상 수상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59건 3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05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3 1 07-24
305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3 1 07-24
305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2 2 07-24
305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5 1 07-24
305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4 2 07-13
305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8 2 07-13
305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9 2 07-13
305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1 2 07-13
305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1 1 07-02
305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1 1 07-02
304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8 1 07-02
304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9 1 07-02
304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1 1 06-24
304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6 1 06-24
304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 1 06-24
304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8 1 06-14
304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0 1 06-14
304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2 1 06-14
304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5 1 06-11
304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1 1 06-11
303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6 1 06-11
303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6 1 06-11
303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5 1 06-02
303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5 1 06-02
303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6 1 06-02
303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2 2 05-28
303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5 1 05-28
303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8 1 05-28
303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9 1 05-27
303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9 1 05-27
30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9 1 05-27
30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1 1 05-27
30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4 1 05-20
30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5 2 05-20
30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2 1 05-20
30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6 1 05-20
30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9 1 05-20
30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1 1 05-20
30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1 1 05-14
30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1 1 05-14
30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2 1 05-14
30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4 1 05-14
30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7 1 05-14
30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6 1 05-06
30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1 1 05-06
30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2 1 05-06
301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1 1 05-06
301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2 1 05-06
301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5 1 05-01
30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8 1 05-0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