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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금을 풀다 / 윤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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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70회 작성일 20-01-15 10:04

본문

손금을 풀다

 

   윤진화


당신이 이생에서 지금껏 연주한 가락이 들리거든요

손금도 악기 같아서

대금, 중금, 소금처럼 가로 불지요

당신의 비가(悲歌)는 끝이 없군요

휘몰아치는 장단이 꽤 오래됐어요

협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쉴 곳 없어요

푸른 나뭇잎이 흔들리지 않아요

나뭇잎이 신명에 겨워야

휘파람새가 몰려오고, 사람이 오는데

당신에게선 사람이 보이지 않아요

죄다 죽은 영()이에요

당신은 영가를 불러야 할 사람이에요

희로애락생로병사 길흉화복흥망성쇠,

모두 단조로 흘러요

당신을 위해서는 당신이 야단법석이어야 해요

당신이 웃으면 삼라만상이 웃고

당신이 울면 천지가 울어요

당신이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 풀려요

당신의 손금에

흐르는 음악의 꼬리를 풀어놓고 도망친다면

당신은 사랑을 잃을 거예요

손금쟁이가 내 손에서 흐르는 곡조를 짚다가

다시 곱게 접어 내게 주었어요

난 받아 든 가락이 흩어지지 않도록 주먹을 쥐었어요

백팔 번 맞춰 내 가슴을 때렸어요

굵게 생긴 손금 사이로

눈물이 스며들어요, 주먹을 풀었어요

허공으로 풀어진 길

손 안에 숨어 있는 이 길을 따라가면 거기

사랑이 있다고 내 손을 맞잡고 연주해 주세요

당신의 손금을 내게 들려주세요

두 손을 악보처럼 펼치고

 

윤진화 시집 모두의 산책(문학수첩, 2019)




윤진화.jpg


1974년 전남 나주 출생

국립서울산업대 문예창작과, 명지대학교 대학원 문창과 졸업

2005세계일보신춘문예 당선

시집 우리의 야생 소녀모두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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