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들 / 조정인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페이지들 / 조정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40회 작성일 20-03-02 10:15

본문

페이지들

 

   조정인


 

생활 바깥으로 나가 생활을 간섭하는

죽은 적 없이 죽음의 내용을 출력하는 삶과 죽음의 얼굴 각도와

의상 패턴을 끝없이 바꿔가며 재배열하는

 

창문에 기댄 그그녀들의 사소한 감정의 미풍과 회오리가

, 올리브 잎사귀를 흔들다가 해변의 검은 모래밭을 휩쓸고 지나가는

오타발로의 눈먼 샤먼 기도소리가 소나기처럼 들이치는

신의 폐허와 신생이 번갈아 출몰하는

고대인의 깨진 잠에서 빠져나온 그림자들이 도서관 열람실을

치렁치렁 배회하는, 혹간 그들의 어둑한 음성이 들려오는

늙은 수학자의 호주머니에 뒤척이는 에우클레이데스의 돌멩이와

양서류와 식물들의 혼이 일렁이는 허수의 꿈을

사막수도원의 긴 회랑이 소실점 바깥으로 하염없이 이어지는

폐가의 마룻장에 내려앉은 먼지와 이제 막 도착한 햇살을

그곳, 깨어진 창유리에도 어김없이 분배되는 아침과 저녁을

테두리도 중심도 시제도 없는 대평원의 흑암을

그곳에서 발송된, 봄날 아지랑이 아련한 흔들림을

한 송이 꽃을, 꽃 속에 부서지는 일만 파도를

 

낱장으로 재단해서 차곡차곡 묶은 이것을, 누가

책이라 했나

 

모든 불가능이 적힌 신의 완강한 주먹을 펴려는

무례한

불굴을

 

엎질러진 밤의 검은 포도주에 다 젖어

농담처럼 뭉개진

 

  계간 :든시2019년 봄호 

 

jojungin-200.jpg

 

1998년 《창작과 비평 》등단
제2회 토지문학제 시부문에서 대상
시집『그리움이라는 짐승이 사는 움막』『장미의 내용』
동시집 『새가 되고 싶은 양파』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682건 2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63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8 2 01-07
163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4 1 12-26
163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9 1 12-26
16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5 1 12-26
16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9 3 12-20
16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2 2 12-20
16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1 2 12-20
16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5 2 12-14
16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7 2 12-14
16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4 3 12-14
16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3 3 12-06
16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0 2 12-06
16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4 2 12-06
16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7 2 11-16
16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6 2 11-16
16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4 2 11-16
16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8 2 11-09
16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4 2 11-09
16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1 2 11-09
161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7 2 10-23
161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1 2 10-23
161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7 2 10-23
16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8 2 10-23
160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01 2 10-04
160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7 2 10-04
160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4 2 10-04
160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4 4 10-03
160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6 2 10-03
160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1 2 10-03
160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4 2 09-14
16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3 2 09-14
160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3 2 09-14
160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3 2 09-12
159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6 2 09-12
159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0 2 09-12
159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6 2 09-06
159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6 2 09-06
159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7 2 09-06
159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73 2 08-24
159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4 2 08-24
159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4 2 08-24
159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6 2 08-21
159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2 1 08-21
158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4 1 08-21
158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3 1 08-17
158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7 1 08-17
158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2 1 08-17
158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5 1 08-11
158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61 1 08-11
158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8 1 08-1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