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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날아가는 방식 / 김용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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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012회 작성일 20-03-03 16:33

본문

슬픔이 날아가는 방식

 

   김용권

 

 

바람의 목을 치면

하얀 피가 쏟아질 것 같은 봄날

 

신천을 넘어서면 저기 서 있다

그 이팝나무

 

달의 치통으로 이 거리가 북적거릴 때,

나무는 나무속 아이들을 다 꺼내어

흰 젖을 물리며 간다

 

한 움큼씩 떼어먹는

달의 말

 

당신은 어디까지 날아갔나

가벼운 것들이 떨어져서 무겁다

 

내 걸음이 빨라지고부터

나무의 걸음은 자꾸 느려졌다

 

김용권 시집 땀의 채굴학(시산맥, 2020)에서



 

    

남 창녕 출생

2009서정과현실등단

들불문학제 대상 수상

2018년 서울문화재단 창작기금 수혜

시집 수지도를 읽다』 『무척』 『땀의 채굴학


추천2

댓글목록

복단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복단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월을 따라가는 내 걸음이 빨라지고부터
슬픔을 알게되고, 옵션으로 따라오는 깊은 사색도 함께하네요.
김 시인님의 좋은 글에 잠시 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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